약지의 표본 : L'Annulaire The Ring Finger, 2005
약지의 표본 이라니, 약간 괴상하기도 한 제목의 영화다. 1. 영화의 원작소설을 쓴 오가와 요코의 책 제목들을 봤다. , , , , .. 약간 일본의 괴기스런 싸이언스 호러물들도 연상되기도 하는데, 영화는 대단히 섬세하고 아름답고, 선택과 기억, 그리고 우연과 필연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져준다. 표본보관소라는 약간의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을 마련해주시고 하지만, 미장센에 빠져서 주제와 메시지의 흐름을 놓칠 정도는 아닌, 2. 스물 한살의 갓 아가씨가 된 여인에게 삶은 고단하고 힘들 것일 수도 있다. 게다가, 너무 많은 가능성과 동시에 너무 많은 유혹이 있을 수 있지만, 무엇을 선택해버리기엔 너무 어리고 연약한, 은신처가 필요하기도 하고, 우연으로 가득찬 미래를 기대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현재..
타락천사 : 墮落天使: Fallen Angels, 1995
왕가위 감독의 영화. 군대에 있던 시절에 개봉한 영화라서 때를 놓쳤었고, 볼 마음은 있었지만, .. 노력 부족이었나. 이제서야 봤다. 1. 개봉한 지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영화를 보니, 이 영상들을 신선함이 많이 퇴색될 수 밖에 없겠다. 그래도, 그 영상에서 뿜어져나오는 정서들은 여전하니 다시 90년 대의 세기말적 로맨틱한 분위기에 빠져드는 듯. 90년대 왕가위 스타일에 다시 한번 박수를. 2. 잊음, 망각의 인간들의 슬픔. 왕가위 영화들의 주된 주제가 아닐까 싶다. 등장인물들은, 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아둥바둥하거나,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슬퍼한다. 우연적인 새로운 만남이 경이롭기도 하지만, .. 3. 나이가 들어서, 젊은 시절에 푹 빠졌던 왕가위 영화들을 보는 즐거움. 젊은시절의 사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