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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05. 09

하이젠베크르의 <부분과 전체> - 1. 원자론과의 만남 첫 페이지 ..


양적으로 독서량이 많다고 자랑할 수준은 못되지만,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를 읽었다는 것을 내 젊은 시절의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책이름 / 부분과 전체
지은이 / 하이젠베르크
옮긴이 / 김용준
펴낸이 / 김경희
펴낸곳 / (주)지식산업사
등록번호 / 1-363
등록날짜 / 1969. 5. 8
초판 제 1쇄 발행 / 1982. 7. 16
초판 제 11쇄 발행 / 1994. 8. 20
주소 /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35-18
전화 / (734) 1978, 1958 (735) 1216  FAX : (720) 7900
책값 / 5,000원

(c) 김용준, 1982




누군가에게 빌려줬던 책이 갑작스레 돌아왔다.
돌아온 책의 누런 종이의 활자 인쇄를 보니 읽고 싶어졌다. .. 기억은 없이, 추억만으로.

그런데, 첫 장 1. 原子論과의 만남을 펼쳐서 읽다보니,
첫 페이지도 끝나기 전에 내가 왜 이 책을 마음 속에 품고 다니는지
그 이유가 기억이 나는 듯 했다.

原子論과의 만남 첫 페이지 (실제로는 이 책의 7p)만을 옮겨본다.



1

原子論과의 만남


1920년 봄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제 1차 세계대전의 종결은 독일 청년들을 불안과 동요의 상태로 몰아넣는 결과를 가져왔다. 크게 실망한 앞선 세대들의 손에서 고삐는 빠져나갔고, 따라서 젊은이들은 자기 자신들이 새롭게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하여, 또는 이미 부서진 것처럼 보이는 낡은 나침반 대신 사람들이 표준으로 삼을 수 있는 새로운 나침반을 발견하기 위하여,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단체와 그룹으로 모이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어느 맑은 봄날에, 대부분이 나보다는 나이가 어린 10여 명의 친구들과 함께 도보여행을 하고 있었다. 나의 기억이 옳다면 우리들은 시타른베르크湖의 서쪽에 있는 언덕을 따라 겆고 있었다. 때때로 시야가 트이게 되면 빛나는 너도밤나무 숲 사이로 왼쪽 밑에 가로놓여 있는 호수가 보였고, 그뒤에 우뚝 서 있는 산까지 호수의 수면이 펼쳐져 있는 것 같이 보였다. 이와 같은 도보여행 중에 이상하게도 原子世界에 관한 첫 대화가 이루어졌으며, 이 대화는 나중에 나의 학문적 발전에 대단히 큰 뜻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피어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넓게 펼쳐져 있는 가운데서, 그리고 한 순진한 젊은이들의 그룹 안에서 이와 같은 대화가 전개될 수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이 상기되어야 할 것이다. 평화로운 시기에 젊은이들을 감싸주는 가정과 학교의 보호가 시대의 혼란속에서 멀리 사라져버렸으며, 그 대신 비록 근거는 불충분하더라도 자신들의 판단을 신뢰하는 경향이 젊은이들 사이에 생겼다는 점이다.






양자역학의 하이젠베르크는 이렇게 시작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가슴을 부풀게 하는 시작이 아닐 수 없다.


아.. 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