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우연치 않게 봤다. 20년 전 쯤에 봤을 때는 자막이 없었기에. ..
당연히 이 코메디를 즐기기가 어려웠으므로 제대로 본 것은 처음이라 할 수도 있겠다.
1.
일단, 내가 여성 히로인이 등장하는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좋아하고,
<불량여두목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보고,
<바바렐라>의 회고 감상까지 하니 말이다.
이 영화의 존재를 접한 것은 80년대를 풍미한 밴드 Duran Duran 덕분이었다.
당시에는 에로 코메디 영화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것이,
언니네 이발관의 밴드 이름의 유래처럼 매우 화제가 되었었니. ..
가끔 누나가 사보던 일본 잡지에서,
제인 폰다가 바바렐라로 연기하는 사진을 보며,
.. 이 영화에 대한 로망을 키웠던 적도.
처음 본 것은 20년 전 쯤 AFKN에서 방영되는 것이었다.
그때의 감상은, 그저 그런 패션을 위한 영화였구나. ..
이번 감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야기의 전개는 헛점 투성이이며,
SF적인 상상력도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고,
아방가르드한 패션도 가끔은 유치하기도 하였다.
2.
그래도 이 영화를 보면 유쾌하다.
그리고 재밌다.
B급 SF 섹스 환타지 코미디 영화라고 해도 창피해 하지 않겠다. ㅎㅎ
사춘기에 로망을 품었던 영화의 힘이 이런 것인가.
가끔 이렇게 옛날 추억의 영화를 들춰서 보는 것의 재미를 알겠다.
3.
프리티 프리티 바바렐라. 제인 폰다는 너무 이쁘다.
미국인이 사랑하는 배우 헨리 폰다의 딸이며,
미국의 베트남전에 반대하여 월맹군의 대공포 앞에서 베트콩을 응원하고,
유럽에 가서 로제 바딤의 섹시 심볼로 명성을 떨치고, (물론 장 뤽 고다르와의 영화도 있더라..)
반전 운동가이자, 유명 에어로빅 프로그램의 주인공이자,
미디어 재벌인 테드 터너와의 결혼하여 여생을 살고 계신,
20세기 후반 미국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스타가 아닐까.
무병장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