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60년대 재즈의 명반 앨범을 찾다보면, 유난히 '요리하다'는 "Cook"과 관련된 단어를 포함한 앨범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다소 어리둥절한 단어의 쓰임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때의 "Cook" 의 의미가 '화덕에서 음식을 지지고 볶는 듯 화끈한 연주를 한다'는 의미임을 알게되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주로 하드밥(hard-bop) 스타일의 연주자들의 앨범 타이틀이나 곡명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고, 앨범 리뷰나 감상평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다.
Miles Davis Quintet
<Cookin' with the Miles Davis Quintet>
1956년에 녹음된 마일즈 데이비스의 이 앨범은, 앨범 타이틀에서는 "Cookin'"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앨범의 첫 타이틀 트랙인 <My Funny Valentine> 때문에 인기가 높은 앨범이다. 이후의 하드밥 스타일의 앨범들에 비교하자면, 비교적 깔끔하고 기름기가 없는 샐러드 요리 정도.
Lee Morgan
<The Cooker>
1957년에 발매된 이 앨범에서, 리 모건은 자신을 당당히 "Cooker"라고 내세우며 등장한다. 당시 19살에 불과했던 이 "Cooker"는 새로운 시대에는 맞는 요리법(?)이 강한 화력을 이용함에 있음을 알리며 본격적인 하드밥의 시대를 연다. 끊임없이 지지고 볶는 연주를 이제 본격적으로 실감할 수 있는 앨범.
Jimmy Smith
<Home Cookin'>
1959년에 발매된 재즈 오르간의 거장 지미 스미스의 앨범이다. 지미 스미스는 많은 앨범 타이틀과 곡목에 "Cookin"이란 단어와 함께, "Kitchen"이란 단어도 자주 사용하였는데, 이 앨범 제목은 음식을 따듯하게 요리하는 가정의 행복한 모습까지 염두해 둔 이름짓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믿거나 말거나.
Booker Ervin Quintet
<Cookin'>
외모부터 기름진 고칼로리 육류 요리를 내놓을거 같은, 관록의 주방장(?) 포스를 내뿜어주는 부커 어빙의 1960년 앨범. 뚜껑을 들썩거리게하는 솥 단지의 압력처럼 뿜어대는 듯한 강력한 블로잉을 느낄 수 있는 테너 섹소폰을 들려준다. 이 쯤 되면 요리를 하는 부엌은 연기가 자욱한 전쟁터처럼..
하드밥 스타일 재즈에서 "Cookin'"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을 몇 줄의 글로써 전하기는 힘들다. 위에서 언급되진 않았지만, 당대의 또 다른 거장 아트 블레키 앤 더 재즈 메신저스(Art Blakey & The Jazz Messengers)의 유튜브 동영상에서 글로 만족스럽지 않은 이해를 보충해볼 수 있지 않을까?
Art Blakey and the Jazz Messengers - Are you real?
http://kr.youtube.com/watch?v=pdsCVeWHZlQ
Pi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