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지않은 일들이 좀 있어서,
영화를 보겠다고 골른 것이 이 영화라니. 암튼, 더 깊은 생각에 빠지게 만들어 준 영화.
1.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것이 아라비아의 로렌스.
로렌스 역시 전쟁에 중독되었던 것인가.
전쟁의 대의명분은 전투의 상황에서는 온데 간데 없다.
그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의 현장일 뿐이고,
그럼에도 인간은 그것에 중독된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중독되는 것일 수도..
2.
그 현장을 떠나고 나면, 찾아오는 막막한 고독감.
마트에서 그 수많은 시리얼 중에서 무언가 하나를 골라야 할 때,
그는 폭발물의 기폭장치를 찾아내어 제거하는 것보다 더 어려움을 느낀다.
일상이란 것도 일상의 또다른 현장이기에,
무엇이 더 가치있는 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는 중독된 익숙한, 그리고 지겨운 현장.
3.
반전을 표방하는 영화라고 말하긴 뭣하다.
나는 그렇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