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팝 기억의 한 자락.
1988년 그래미상 시상식은,
VHS테이프로 녹화해서 여러차례 보곤 했는데,
오래간만에 뉴욕에서 시상식이 열린다고,
뉴욕의 명물(?) 루 리드(Lou Reed)와 조지 벤슨(George Benson)이 서두에 등장했었고,
마이클 잭슨(Micheal Jackson)이 그의 <Bad>앨범 컨셉의 멋진 라이브.
그외에도 몇몇 기억나는 퍼포먼스가 있었던.
녹화방송의 막바지에,
요샛말로 듣보잡인 한 흑인 뮤지션이 등장하여,
본인과 함께보던 누나의 눈과 귀를 홀딱 반하게 만들었는데,
그가 바로,
테렌스 트렌트 다비 (Terence Trent D'arby)
AFKN에서 우연히 걸려서 역시 VHS녹화로 무진장 봤던,
<Sign Your Name> M/V
<Wishing Well> M/V
이후에 음악세계나 다른 음악잡지들을 통해서,
상당히 거친 말들을 쏟아내는 이슈메이커임을 알게 되었고,
남들이 잘 모르는 우리(나와 누나)만의 "스타"로 자리잡았었고,
누나가 두번째 앨범을 구입한 이후로 약간 시들해지더니,
점차 우리의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워윅 베이스의 몽글몽글한 사운드는 내 귀에 아직도 들리는 듯하고,
이 밴드의 가죽재킷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고,
테렌스 트렌트 다비의 현란한 댄싱 퍼포먼스와 갸냘픈 다리.
그리고 곱게 땋은 머리.
다소 멍청해보이는 백인 코러스 싸나이들.
가끔씩 생각이 나고 아직도 가끔씩 휘파람으로 흥얼거리는. ..
그냥 묻혀지고 잊혀지기엔 아까운..
갑자기 그의 이름이 안보이기 시작한 이유가,
오늘에서야 유투브에서 동영상 검색을 하다보니 알게된 거 같다.
이름을 바꿨다더라, ...
Sananda Maitreya
왜 이런 이름을.. ㅠㅠ;;
이름을 바꾼 뒤에는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유투브에서도 2000년 이후의 활동을 찾아보려니,
도무지 알 수 없는 행적과 컨셉의 동영상들이 등장. ..
아쉽다. 재능있는 뮤지션인데 .. 흐.
어쩌다보니, 6th 앨범 <Angel & Vampire>에
수록곡으로 소개된 M/V에서 발견한 그의 그나마 근황에..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나이는 피해갈 수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