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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05. 09

잡코리아 토크박스에서 퍼온 글 : 주유소 알바생의 비애

퍼온 글인데,
이 분의 생생한 글에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출처 : http://www.jobkorea.co.kr/jobtimes/community/tb_view.asp?TBL=TB_FREE&B_Num=28052&B_Re_level=


7시20분  주간 알바생과 인수인계를 하고,  
동전과 지폐 및 주유기 게이지를 확인한다.  
인수인계는 무사히 끝나고, 주간알바생은 숙소에 들어간다.    
오후 8시  사장님이 저녁을 사가지고 오신다.  
오늘도 여젼히 나는 비빔밥이다.  
사장님이 물어보신다.  
“넌 왜 매일 비빕밥이냐?”  
“아. 그건 먹기 편하고, 사람 인생이 비빕밥 같아서요.”  
“뭐. 인생.. 참..”  
“희노애락이 다 들어있으니까요.”    
오후 8시 20분  닭장차가 들어왔다.  
계근을 한다. 오늘은 몇 대나 할려나.  
저 조그만한 우리에 닭들이 빼곡히 들어가는 것이 참으로 불쌍하다.  
병아리부터 시작해서 삼계탕이 되기까지.  
사람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길러지고. 참으로 불쌍한 인생이다.    
오후 8시 40분  배속에서 꼬르르륵 소리가 난다.  
저녁밥을 먹을까 했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조금 후에 먹는게 좋을뜻.  
지금 먹으면 너무 이르고, 나중에 더 졸릴 것 같다.  
마침. 무쏘 구형이 들어온다.  
경유 8만원 넣어주고서, 커피 한잔과 생수 한병을 건넨다.  
역시 구형인 묵찍한 멋이. 신형은 날렵한 멋이 난다.    
오후 9시  관공차 2대가 들어왔다.  좌우로 한대씩 순서에 맞게 들어와서 조금은 편하다.  
기사분에게 열쇠를 받아서 주유구를 열고 주유기를 넣는다.  
밑빠진 독에 물붓듯이 잘 받아 먹는다.  
두 대 합쳐서 대략 80만원정도 들어갔다.  
그동안 커피와 화장실은 만원이였다.  
어디를 그렇게 가시는지. 화기애애 한 분위기 이시다.  
카드로 일시불 계산 하시고, 각각 생수 4병과 기사장갑 두 켤레를 건넨다.    
오후 9시 30분  먹지 않고 미루었던 저녁을 먹는다.  
열심히 비벼서 골고루 섞이게 하고서, 뉴스채널을 본다.  
이런 저런 많은 소식과 세상을 알수 있는 소식이 많지만.  
한결같이 정치인들의 뇌물수수와 비리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청렴결백이라는 단어는 이제 뒷간에 휴지처럼 버려지는 존재일수도..    
오후 9시 50분.  체어맨 신형 이 들어왔다.  
늘씬하고 잘 빠진 자동차. 역시 이번에 나온 신쳥이라서 그런지 보기에는 좋다.  
카드를 건네며 가득 넣어주라고 한다.  
커피와 생수를 건네고, 12만원 결제 한다.  
법인카드였다. 역시 저 차는 회사 차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대 이시간에 어디를 가는건지 의문이 생긴다.  
사인을 받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자동차를 바라본다.  
이내 어둠에 묻혀서 헤드라이트 빛만 보일뿐이다.    
오후 10시 10분    
OCN에서 영화를 한다. 뭐 매일 반복되는 영화들.  
하지만 시간보내기에는 좋지만, 이내 YTN으로 넘긴다  
뉴스가 보기 편하다 다만 좋은 뉴스보다 안좋은 뉴스가 많이 나온다.  
오후 8시 넘어서 들어왔던 닭장차가 다시 계근한다.  
커피 한잔을 마시고서는 다시 유유히 사라져 간다.    
오후 10시 30분  화물차 한대가 들어왔다.  
일본차 히노라는 화물차 인데 기아에서 라이노라는 상표로 내놓았다고한다.  
충주쪽으로 소나무를 싣고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가는 방향이기에 기름을 가득 채운다고 한다.  
기름을 30만원 넣고서 화물차복지카드로 결제한다.  
커피 한잔, 생수 2병, 코팅장갑 2켤레.  
몇 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옆좌석에 있는 쓰레기를 버린다.  
물병 5개, 커피캔 4개, 과자봉지 3개, 담배값 14개...  골쳐였나...    
오후 10시 50분.  
하얀색 SM5 차가 들어왔다.  
여자 세명. 늦은 시간에 어디로 가는 걸까.  
번호판은 신형이라서 어디인지 알수 없다.  
그보다 렌터카가 아니라는게 신기하다.  
3명이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는데. 이해할수 없는언어가 많다.  
5만원 넣고, 물티슈와 생수를 쥐어주고, 덤으로 커피 3잔..    
오후 11시 20분  택배회사 구간기사분이 오셨다.  
계근대에 차를 올리고 뒷무게를 재보았다.  
중량오버가 나온다.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시더니.  
이내 화물차 지붕을 올리고서 짐을 앞으로 옮기신다.  
그중에 3개는 보조석으로 옮겨싣고, 내려온다.  
무게를 다시 보니 안정권이다. 만족하시는 듯 계근값을 계산하신다.  
커피한잔과 코팅장갑 한 켤레를 드린다.    
오후 11시 35분  곤색 그레이스 차가 들어왔다.  
4명의 승객은 아무말씀이 없고, 운전자 분이 손가락 두개를 펴 보이신다.  
경유 2만원을 주유하고 돈을 받는다.  
만원권 한 장. 오천원권 한 장, 천원권 네장.  
천원이 모자르다고 말하자, 기사분은 손짓으로 수화를 하여 아내에게 말한다.  
그러자 아내는 알았다는 듯 천원권 한 장을 건넨다.  
돈을 건네 받고서 화장지와 물티슈를 건넨다.  
고맙다고 하시는 듯 웃는 미소를 지으시며 차를 운전하신다.      
오후 11시 50분..  
화물차 헤이드라이트가 환하게 비쳤다.  
그리고 소나무묘목을 옮기는 화물차가 4대 들어왔다.  
다행이 왼쪽 오른쪽으로 잘 맞게 들어가서 일사천리로 진행될꺼 같다.  
4분 모두 행선지가 같아서 천천히 넣었고,  
차례 차례. 생수 1개와 휴지 2개, 코팅장갑 2개, 물티슈 하나씩을 건넨다.  
덤으로 커피는 한잔씩 백원을 넣고서 뽑아서 드신다.  
시간이 지체되것 같다고 말하였고, 서로들 이야기를 하시면서 걱정을 덜어주신다.  
천천히 넣어도 되니 급하게 하지말라고 하신다.  
차량 순서대로 카드로 계산하고 사인을 한다.    
오후 12시 10분  이제 자정을 넘어서 10분이 지났다.  
하루를 넘나드는 시간을 나는 일을 한다.  
다른 사람은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겠지.  
밤 하늘에 별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추레라 한대가 들어왔다. 길게 늘어뜨려 있는 모습에 놀란다.  
탱그로리를 가득 채우니 50만원.
놀라고 말았다.  
생수 3병과 코팅장갑 2켤레를 건넨다.  
카드를 건네받아서 결제하고, 사인을 받는다.  
그리고 창문넘어로 쓰레기 봉지를 건넨다.  
잘 받아서 쓰레기 통에 넣는다.  
유유히 빠져나가는 추레라는 아마도 국도로 올라가려나 보다.  
과적으로 걸리면 벌금이기 때문에 야간에 이동하는 것 같다.  
화물차는 그나마 옮겨실으면 되지만 이건 뭐 어떻게 안되기 때문이다.    
오후 12시 30분  요란한 소리를 내며 구현 아반때가 들어왔다.  
튜닝을 한 듯 마후라가 역시..  
휘발유 6만원을 받고 생수한병을 건넨다.  
들어올때나 나갈때나 소리가 너무 크다.  
멋을 위해서 개조 하였다고 하지만. 역시나. 이건 민폐다.    
오후 12시 50분..  슬슬 졸리기 시작한다.  
지금 졸기 시작하면 안되는데. 아직 한참이나 남았기에.  
이 1차 고비를 잘 넘겨야 다음의 2차 고비를 잘 넘길수 있다.  
괜히 부스에 나가서 뜀박질을 하고,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한다.    
새벽 1시 10분  검은색 SM7 승용차가 들어왔다.  
클락션을 울려댄다. 그런데 난 졸지 않고 나갔는데도 울어댄다.  
가득 채워달라고 하신다. 휘발유를 넣고 카드로 계산한다.  
자세히 보니 기프트 카드.. 음.. 이십만원이다.  
결제를 해보니 한도초과이다. 단위를 낮추어서 결제 하여보니 대략 만원이 부족하다.  
손님에게 금액이 만원 부족하다고 말하니 선 듯 만원권 한 장을 주고,  
소득공제 영수증을 발행해 달라고 한다.  
그렇게는 안된다고 말하고, 받고 싶으시면 맨 처음에 카드를 사용하시기 전에  
소득공제영수증 발급을 신청하셔야 발행이 된다고 말씀드린다.  
자세하게 무슨 말인지 모른다고 하자.
복사해 놓은 종이를 운전자분에게 드린다.  
그것을 보자 이해 하신 듯 알았다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카드는 어떻게 해야할지 물어보니. 잔액이 없으니 버리라고 한다.  
그렇게 이 차량은 떠나간다.    
새벽 1시 50분.  
군청색 프론티어 1톤 화물차가 들어왔다.  
주유구를 돌려보니 뱅그르르 돌아간다. 열쇠가 필요했다.  
손님이 시동을 끄고, 열쇠를 건네주며 4만원을 넣어달라고 한다.  
차키에는 작은 염주와 목탁이 묶여 있었다. 불교일까?  
4만원을 넣어주고 커피 한잔과 화장지를 건네준다.    
새벽 3시  지금이 제일 졸리는 시간이다.  
지나가는 차들도 뜸하고, 눈꺼풀과 눈꺼풀은 친구사이 하자고 하고.  
머릿속은 조금씩 멍해져가고, 머리는 앞으로 앞으로 조금씩 수그려진다.    
새벽 3시 20분  경적소리가 울려서 놀랐다.
시간을 보니 20분이나 지났다.  
휘발유 경차다. 3만원 주유하고 생수한병을 건넨다.    
새벽 3시 30분  빗자루를 들고서 청소를 한다. 잠을 깨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여라.  
주유기 주위에 있는 거미줄 청소 및 주유기를 닦는다.  
주유소 바닥을 쓸고, 홈이 파여져 있는곳에 쌓여 있는 먼지를 쓸어 모은다.  
한곳에 모은 먼지들을 쓰레기통에 담는다.    
새벽 4시  몸을 움직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역시 잠이 조금은 달아난 것 같다. 조금 졸리기는 하지만 세수하고,  
냉수 한모금 마시면 떨어질 것이다.  
포터 한대가 들어왔다.
경유 3만원 주유를 했는데,  
지폐는 천원권 30장. 인수인계 할때 바꿔치기 해야 할뜻 하다.    
새벽 4시 25분.  
화장실 쓰레기통에있는 쓰레기를 모아서 쓰레기 봉지에 집어넣는다.  
몇 시간전의 관광차 손님들이 여기도 쓰레기를 버린 것 같다.  
다행히 음식물 쓰레기는 여기에 버리지 않고 대변기에 버린 듯 하다.  
하지만, 특유의 김치국물 냄새는 어떻게 없앨수 없다.  
결국 화장실 문을 다 열어놓고 나온다.    
새벽 4시 30분    
주간과 야간 쓰레기가 모여 있는 쓰레기통을 가져다가 분리수거를 한다.  
아까 몇 시간 전에 관광차에서 쓰레기를 많이 버려서 인지.  
오늘은 분리 수거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듯 하다.  
특히나 음식물쓰레기는 ..쥐약이다..    
새벽 5시  조금씩 검은 장막이 걷히고 하얀색으로 변해간다.  
기지개를 피고 텔레비전 뉴스채널을 본다.    
새벽 5시 25분  25인승 버스에 아주머니들이 많이 타고 계셨다.  
배추수확을 위해서 가신다고 한다. 기사분은 25만원 주유해달라고 하신다.  
자판기에 100원짜리 동전 6개를 집어 넣고, 주유를한다.  
커피를 드시고 싶은 아주머니들은 자판기에 모여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한다.  
몇일 있으면 김장철이니 가격이 많이 오를것이라는 전망..    
새벽 5시 40분.  티코가 소리없이 들어와 놀랐다.
한참 OCN에서 영화를 보는 중이였는데.  
주유캡을 벗겨올리고 3만원 주유를 한다.  
구형이라서 신쳥처럼 자동으로 넣어지지 않기에 일부러 벗겨올리고 넣는다.  
물티슈를 건네고, 카드결제를 한다.    
아침 6시  슬슬 청소를 시작한다.  
주유기에 거미줄과 캐노피 등과 가격표등을 끄고.  
서서히 밝아 오는 아침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침 기지개를 핀다.    
아침 6시 10분.  물티슈, 화장지, 장갑등  모자라는 물건들을 사무실에 옮겨놓고,  
부스에 다시 가져다 놓는다.  
물도 채워넣고, 자판기에 있는 동전은 회수하고 컵은 다시 채워놓는다.    
아침 6시 30분.  
아침해가 밝아 온다.  
이제는 마감 준비를 한다.  
동전과 지폐와 게이지를 적기 위해서 미리 준비를 한다.  
어제 마감시간도 빼놓지 않고 기록한다.  
오늘 매상을 얼마나 될지 기대 되지만, 어떨려나. 내 돈이 아니기에 그냥 넘어간다.    
아침 7시.  
마감을 시작한다. 주유기에 붙어 있는 게이지를 적고,  
다시 부스로 돌아와 게이지를 옮겨 적는다.  
조금 있으면 주간조와 교대 하기 때문에 마음은 편하다.    
아침 7시 20분  교대시간이다.
주간알바생이 나와서 인사를 하기에 나도 인사를 한다.  
게이지와 동전과 지폐를 확인하고서 인수인계를 마친다.  
이제 싰고 잠을 잘수 있겠지.

오늘 하루도 이제 끝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