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좋지 않아서, 영화 한 편을 ..
잘 고른 영화인 것 같다.
1.
장 피에르 쥬네는 90년대를 추억하는 데 좋은 이름이다.
그의 영화들에서 느꼈던 감흥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는데, ..
나의 최후의 기억은 <에일리언 4>였던 것 같다. <아멜리에>도 못 봤으니.
이 영화도 역시 <델리카트슨 사람들>,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같은 영화의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 간직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
도미니크 피뇽의 나이 든 모습이 약간은 애잔하다.
2.
단순한 권선징악의 동화같은 코미디 영화이기 때문에,
줄거리를 언급하게 되면 곧바로 스포일러가 되기에. .. 뭐 줄거리는 생략
오히려 특유의 신기한 장치, 아이디어, 에피소드들을 즐기는 것이 더 재미있겠다.
재활용품이 만들어내는 재밌는 세계
그 중에서 하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In the car>를 떠올리게 하는,
험프리 보가트의 영화가 영화 초반에 TV 수상기에서 등장할 때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정말 이미지의 유전은 대단하다.
또 하나.
마릴린 몬로의 어금니 같은 것이 수집가들의 서재에 존재하기는 하는걸까?
3.
기분이 다운되어 있는 시점에 봐서 그런지
배꼽을 잡고 숨이 넘어가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사실 그렇게 재미가 넘치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또 하나의 장 피에르 쥬네의 재기발랄한 영상을 보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