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여 어머니와 영화 관람을, TV에서 계속 나온다고 이 영화를 보고 싶어하셨다.
1.
어머니는 개성출신으로 전쟁 통에 피난을 내려오셔서,
대구에서 잠시, 그 뒤에 서울에서 정착하셨다.
어머니는 영화 속에서 막순이와 거의 비슷한 나이대..
영화 초반부 흥남부두 철수 장면부터 통곡을 하시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시는 데..
흥남부두를 폭격하는 장면에서는 폭격의 공포가 그대로 재현되셨는 지 놀라서 펄쩍 뛰셨다.
아버지역을 맡은 정진영 배우가 외할아버지와 닮았다고 어쩌냐고..
그 초반부가 지나고는 그냥 드라마 보듯.. 하시다가
베트남에서 뱀 나오는 장면에서 기겁을 하시다가
다시 1983년 이산가족 찾기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시고..
끝났다.
위에서 말한 흥남부두 철수 장면이나 전쟁통의 장면을
피난으로 실향한 우리 어머니 세대가 본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어머니 말로는 그때랑 똑같다더라.. 물론 어머니의 과장을 감안해야겠지만,
다른 60년대 70년대 이야기는 우리 어머니는 잘 공감하실 수 없는 내용이다.
2.
내 평을 이야기하자면,
- 영화를 TV드라마를 보며 배웠나라고 의심. 6. 25 특집 드라마 수준.. 이 유치함을 어쩔고
- 단, CG와 액션은 열심히 투자하셨는데, 연출이나 시나리오에 더 투자를..
- 분장을 맡으신 분은 반성하셔야 함.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
- 단, 김슬기는 그 어떤 분장에도 연령대가 커버가 안되서 미스캐스팅 확실.
- 70년대 이후 가정의 소품의 활용은 아주 잘 된듯. 기억속의 물건들이 등장하니 새록새록
몇몇 장면에서 정치적인 논란이 많은데, 한 마디로 "아이고 의미없다."
워낙 나름 유머를 가미한 에피소드 MSG를 마구 뿌리다 보니
그 시대의 생활상이 들어간 것 뿐이고, 의도와 해석, 재해석에 대해서 그리 논란할 거리로 삼기 민망하다.
노이즈다 노이즈..
토가 나온다고 하는 것도 영화가 감동을 끌어내기 위해서 쓰는 수단들이
너무 뻔하고 유치하고 작위적인 것들이어서인 이유가 클 것이다.
괜한 교훈적 영화의 폐단이다. 그게 더 크다.
3.
영어 제목인 Ode To My Father로 영화를 보시면 된다.
영화 포스터가 하도 의외여서, 저 포스터를 걸었는데
영화 속에서 저렇게 TV앞에서 행복한 가정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이 미스매치가 이 영화가 호도되고 오해되고,
또 그렇게 해서 선풍적인 관심을 끌고 그런 이유 중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관심 끄셨다가 다음에 TV로 보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