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보이체크>만 보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깊은 늪에 빠져있을 것 같아서 하나를 더 보기로 하였는데. .. 이건 정말 감동이었다.
1.
... "나는 왜 베이스 기타를 연주하고 있나?"
생업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떠오를 수 있는 질문.
그리고 나 같은 아마추어 중에 아마추어에게는 더더욱 자주 떠오르는 질문.
주말에 방구석에서 혼자 베이스 기타를 연주할 때 마다 생각한다.
"내가 이 시간을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누가 내 음악을 들어주기나 할까?"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이 연주를 계속하고 있는 것일까?"
2.
노래를 하는 사람, 음악을 하는 사람에게도
음악이 전부가 아니고, 음악 활동에서의 스타덤이 모든 성패를 결정짓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음악 활동은 누군가가 삶을 살아가는 한 과정에서 선택한 것 중에 하나이며,
그 과정에서 행운이 깃들게 된다면, 세속적인 성공도 맛볼 수 있다.
(..그게 바로 지금 여기가 아니라 훗날 지구 반대편에서라도.)
하지만, 그 음악 활동에서의 세속적인 성공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주춧돌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음악적인 성공(세속적이건 비세속적이건)의 디딤돌이 될 수도. ..
.. 에휴;; 이런 삶과 음악적 성공과의 인과관계 따위도
그저 말주변 없고 속이 얕은 사람의 설명일 뿐.
영화가 전해주는 큰 감동에는 발톱의 때 만큼도 못 미친다.
3.
다시 나에게로 시선을 돌려 생각해본다.
사실 이처럼 나에게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 다큐멘터리/영화는 참으로 오래간만이다.
"나는 왜 베이스 기타를 연주를 하고 있나?"
이런 막연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데에 힌트를 주다니,
너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