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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05. 09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8



"어쩜 좋으니;.." 라는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영화를 요리조리 분석해볼려는 마음을 뒷전으로 하고,
영화가 주는 애절한 마음을 즐겨보았다.

리뷰는 그렇게만 쓰진 못하겠지만,

1.

영화가 끝난 다음에 감독이 데이빗 핀처라는 것을 알았다.
역시 데이빗 핀처와 브래드 피트의 조합은 뭔가를 낳을 수 있는 그런 관계인가 보다.
아니면, 나와의 공감대만 이리도 저린 것일까? (그래도 좋겠다. ㅎㅎ)

2.

브래드 피트는 "세상에 이렇게 매력적인 배우가 있을까?" 하는 정도다.
정말 압권의 연기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서 늙어도 아름답고, 늙어서 어려도 아름다운 한 사람을 연기한다.
벤자민 버튼의 모습들, ..
결국, 시간을 거스름에도 죽음과 사랑과 이별에 거스를 수 없는 한 인간. 그를 연기한다.

사실, 원작자의 벤자민 캐릭터이겠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이 영화에서의 브래드 피트 이외의 다른 연기를 상상 못하겠다.

개인적으로는 브래드 피트의 광대같은 연기(12몽키스나 번 애프터 리딩 같은,)를 좋아하지만,
지난 번에 본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에서의 캐릭터와 같이.
강한 인간이지만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나약함을 드러내는 연기가 참 잘 어울린다.

3.

케이트 블란챗도 팬이 되가고 있다.

아임 낫 데어에서 완전히 한방 먹여주신 연기가,
이 영화에서 그냥 우연치 않게 한방 날리신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주시고 있다.

그리고 틸다 스윈튼도 역시,
정말 딱딱하고 차갑지만 그 안에 로맨틱하고 귀여운 무언가가 있는 영국 여인의 모습. ㅎㅎ

저 요즘 영국 여배우에게 좀 끌리는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4.

묘한 상상력에 출발한 영화이지만,

스포일러도 할 필요도 없고, .. 극은 너무 자연스럽게 시간처럼 흘러간다.
명대사를 뽑아낼 이유도 없다.. 거의 모든 대사가 아름답고 무의미하지 않다.

이런 영화를 만들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고,
언젠가 나이가 더 들었을 때,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좋은 영화 만나서 반가웠던 금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