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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07. 15

메이커스 -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사람들, 크리스 앤더슨 저 | 윤태경 역 | 알에이치코리아 | 2013.05.27 | 원제 Makers : the new industrial revolution | 355p



전 WIRED 편집자였고, <The Long Tail> <Free>의 저자였던 크리스 앤더슨의 책을 좀 좋아한다.


그가 몇년 전 트위터를 통해 WIRED를 그만두고 3D Robotics로 회사를 옮긴다고 트윗을 올렸을 때, 나는 깜짝 놀랬었다. .. 왜 그런 훌륭한 자리를 박차고라는 현실적인 생각부터 들었고, 과연 로봇업계라는 게 어떤 미래가 있길래라는 궁금증이 그 뒤에 들었다.


그 뒤,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라고 하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모 기업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어쩌다가 오토데스크의 123D 서비스를 알게 되었고.크리스 앤더슨이 이 책을 내게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많은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앞선 책들이 그렇듯이, 크리스 앤더슨은 굉장히 큰 거시적인 비즈니스 생태계를 다루는 데 능숙하다. 여기서 능숙하다고 하는 점은, 그의 이야기를 듣기에 저 먼나라의 뜬구름잡는 이야기로 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아주 작은 사례들과 성공들에 대해 집요하게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거시적은 비즈니스 생태계를 이야기할 줄 안다는 의미이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할아버지의 창고 실험실(또는 작업장?)의 1960년대 모습과, 그 손자인 크리스 앤더슨 본인의 작업실과의 진솔한 변화를 통해서 이 세상의 변화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의 이야기는 창고 작업실의 변화부터 시작해서 Open Source Movement, 다시 더 나아가서 Maker Movement 까지 이어진다.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한 CAD, CNC, 3D 프린터, 소재들과 같은 신기한 하드웨어에 대한 소개와, 인터넷/웹을 통해 형성되기 시작한 자본, 공급망, 유통의 혁신적인 변화까지 읽다가 보면 .. "나도 메이커가 되어볼까? 이거 될 거 같아.."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ㅎㅎ;; 하지만 쉬운 일이 있겠느냐는 신중한 태도로 이내 곧 돌아오게 되는데.. 젊은이들은 안 그렇겠지;;;;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혁신되고 변화된 메이커 환경에 동참하길 권한다. "당신도 한번 만들어봐. 그리 어렵지 않아. 게다가 그것으로 돈도 벌 수 있어. 당신이 어렵겠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거든.."


내가 동참하게 될 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 재밌는 세상의 변화를 한 눈에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줘서 고맙게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 목차 - 


1부 | 메이커스가 일으킨 혁명

1장 발명가 혁명
발명가가 곧 기업가인 시대
당신의 아이디어가 수익으로 연결된다

2장 새로운 산업혁명
디지털 도구를 이용한 아웃소싱의 축복
웹 세계가 현실에서 벌일 수 있는 놀라운 일들 

3장 산업혁명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나
음반사에서 팹랩으로 바뀐 맨체스터 공장
제조의 디지털화와 민주화가 몰고 온 것들 

4장 세상을 바꾼 데스크톱 혁명
3차원 프린터가 대중화되는 시대
공장에서 쓰던 도구를 책상에서 쓸 수 있다면? 

5장 사물의 롱테일 혁명
대량생산은 대중 취향의 상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개인 취향의 상품은 누가 생산할까? 

2부 | 메이커스가 바꿀 미래

6장 제조에 기여하는 혁신적 도구
도구로 건물을 뚝딱 찍어낼 수 있다면
3차원 프린터가 연금술사의 꿈을 실현한다 

7장 오픈 하드웨어의 궁극적 미래
소비자가 생산자에게 돈을 내가면서
제품 개발을 도와주려는 시장이 있다면? 

8장 재탄생할 공장의 미래
사람 대신 컴퓨터가 관리하는 공장
고객이 물건을 주문한 후 제작하는 시스템 

9장 개방형 조직의 경쟁력
과거에는 싼 외국인 노동자만 쉽게 구했지만
지금은 싼 외국인 천재도 쉽게 구할 수 있다

10장 자금조달을 위한 협업
은행에서 대출받지 않아도 되는 시대
스타트업 기업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11장 메이커 기업 vs 대기업
취미를 사업으로 벌이는 메이커들
그들을 과소평가한 대기업

12장 맞춤형 제조 시장의 미래
제조업의 두 번째 황금시대
디지털이 제조업을 완전히 바꿀 것이다 

13장 DIY 생물학의 미래
메이커의 궁극적 꿈은 자연이 생물을 만들듯
물질을 프로그램하는 것이다 

에필로그 
부록 
감사의 말 
각주 
찾아보기 




- 책 속으로 -


오늘날 사람들은 인터넷 덕분에 훨씬 쉽게 기업가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아이디어와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나 세상을 바꾸는 기업을 창업할 수 있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나 그처럼 큰 성공을 거두고자 창업하는 젊은이들이 그 예다. 물론 창업을 해서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해도 평생 치욕스럽게 살거나 감옥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신용카드로 사용한 금액을 지불하지 못할 뿐이다. 인터넷의 미덕은 발명도구뿐 아니라 생산도구도 민주화했다는 점이다. 어떤 서비스에 관한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바꿀 수 있다. 특히 요즘에는 프로그램 제작 기술도 별로 필요 없고, 필요한 것은 인터넷에서 배우면 된다. 그리고 특허도 없다. 키보드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수십억 명의 소비자가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을 팔 수 있다. --- p.22

생산수단의 소유를 중시한 마르크스가 지금 세상을 본다면 놀라서 턱이 빠질 것이다. 누구나 생산수단을 통제할 수 있으니 말이다. 누구나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공장을 가동시킬 수 있다. 아마추어와 기업가의 차이는 소프트웨어 옵션의 차이로 줄어들었다. 이제 제품을 한 개 또는 수천 개 제조하는 일의 차이는 단순히 어떤 메뉴를 선택하느냐, 얼마나 지불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 p.49

앞으로 10년, 20년 뒤에 3차원 프린터가 얼마나 발전할지 상상해보라. 3차원 프린터가 플라스틱에서 나무 조각이나 음식까지 다양한 물체를 빠르고 조용하게 인쇄하는 날이 올 것이다. 잉크젯 프린터처럼 여러 색상의 잉크 카트리지를 장착해 훨씬 다양한 색상을 인쇄하는 날이 올 것이다. 지금 최고의 장난감 공장이 생산하는 장난감보다 훨씬 정교한 장난감을 생산하는 날이 올 것이다. --- p.99~100

오늘날 새로운 제조자 운동의 목적은 100년 전 거대 공장들의 대두로 시장에서 밀려난 재봉틀과 소규모 기계 공장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이 아니다. 거대자본이나 권력이 없는 일반인도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거대 공장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제조자 운동은 지역적으로 발명하고, 지구적으로 생산하여 개인 취향에 따라 규정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신세대 제조자들은 대량생산업체들이 선보이는 대중 취향의 획일적 기성품 대신에 대중과 다른 관심사, 열정, 필요를 가진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상품을 만들 것이다. --- p.109

미국 주부들이 가사에 투입하는 노동력을 최소화하려는 일환으로 1950년대에 인스턴트 케이크 믹스가 출시되자, 처음에는 주부들이 썩 내켜하지 않았다. 인스턴트 케이크 믹스의 도입으로 손쉽게 케이크를 만들 수 있게 되면 주부들의 노동력과 요리 기술이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제조업체들은 주부가 계란을 집어넣어야 케이크가 완성되도록 인스턴트 케이크 믹스의 조리법을 바꾸었다. 그 결과 인스턴트 케이크 믹스가 더 널리 보급됐다. 조리법의 변경 외에도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소비자들은 자신이 개입해야 하는 일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처럼 보였다. --- p.111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이, 더 좁은 틈새시장에 집중해 더 많은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 차별적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상품을 수천 개씩 생산하는 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생산자의 혁신이 모여 산업경제를 재창조할 것이다. 근로자 수십만 명을 고용해 대량생산 제품을 파는 대기업이 하나 있으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새로운 소기업 수천 개가 공존할 것이다. 대기업과 소기업이 함께 제조업계의 지형을 바꿀 것이다. --- p. 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