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곤 감독의 명성은 한때 많이 들었었지만,
요새는 뭐하시나.. 잘 모르겠는데,
일단 요 영화로 처음 봤고, 꽤나 재밌다. ..
1.
영화를 보고 10여분이 지났을 때,
이 감독이 롱 테이크 홀릭이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상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편집에 의한 화면 전환이 없는데.
이 시도는 그냥 감독으로서 해볼 수 있는 "장난"이자 "놀이"이자 ...
그러나, 보는 이를 불쾌하지않게 하는.
2.
정웅인이 나오면서부터 이 영화 모지? 라는 의아심과 호기심이 생겼다.
아! 캐스팅이란게 이런거구나.
정말 진지한 영화판에서의 진지한 연기파 배우가 나왔다고 하면,
자체적으로 조기종영했을 지도 모르는 심야에. ..
"이 영화 모지?"라는 질문이 15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도록 계속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말 나온김에, 연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말은 꼭 써줘야겠다.
3.
요새 밴드 영화를 많이 보게 되는데,
내 생각에는 실제적으로 밴드가 그렇게 실생활 속에서 일반화된 건 아닌거 같고,
결국 "영화인"들이 밴드를 보는 시각이 더 많이 드러난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영화에서의 밴드는 굉장히 사실적이다.
물론 그들의 대사는 연극적이고 설명적이긴 하지만,
상황 설정은 밴드를 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빈번하고 사실적인 "상황"이 많다.
4.
이 영화의 매력적인 요소는 한 두가지가 아니어서. ..
인상적인 장면과 설정들을 뽑으라면 어려운데.
여인에게 사과를 권하는 남자를 설정한 것과
환속하기 위해 출가할 때 맡겨놓은 스노우보드를 찾으러 온 스님을 설정한 것은
이 감독의 센스와 위트가.. 보통이 아님을 보여주기도 한다.
5.
마지막에 밴드가 연주하는 곡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곡인데,
정말 뭉클하게 다가온다.
전설의 아우라를 빌려서 피날레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과는 다르게,
영화의 내러티브가 음악을 뭉클하게 만들어주는 ..
나에게는 흔치않은 케이스.
6.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