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사람들.
오래간만에 케이블 방송의 무수한 광고를 견뎌가며,
그것도 낮에(!), 방에 널부러져서 본 영화.
1.
제한된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
그렇지만 그 영향력은 국가라는 범위 내에 모두 미치게 될,
그러한 사건의 등장 인물들.
연극적인 공간과 사건.
2.
10.26 대통령 시해 사건. 정확하게 뭐라고 불러야 할 지는 잘 모르겠다. ..
어떤 형식으로 다뤄지더라도 흥미진진한 소재일 것이다.
영화는 처음인 것 같기는 한데. ..
아마도 몇년, 몇십년, 몇백년 뒤라도 다시 활용될 수 있을 만한, ..
당시 나는 강원도 원주에 사는 국민학생(그때는 그렇게 불렀다. 국민학교, 국민학생..)이었고,
신문에 실린 한문으로된 기사제목들의 크기로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챘고,
친구집 문패에 걸려있는 이름이 가담자 중 한사람과 같아서 놀림질도 하였고,
장례식 실황을 TV로 보며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다.
3.
영화의 시선은 사건보다도 사건을 겪게되는 인물들에 맞춰져 있다.
현명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
나라와 민족의 명분보다는 조직과 사회의 갈등을 겪어내기에 급급한 사람들,
그렇다고 소시민 영웅이라고도 할 수 없는,
뜻밖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미워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꾸는 일을 저질러 버렸다.
4.
사건의 내막을 어느정도 알고 있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않게 되는 묘한 소재의 묘한 연출이 즐겁다.
나름 추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