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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07. 15

굿 워크 : E. F. 슈마허 저/박혜영 역 | 느린걸음 | 원제 : Good Work




노동을 하지 않으면 삶은 부패한다.
그러나 영혼 없는 노동을 하면 삶은 질식되어 죽어간다.

-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



책을 펼치자 마자 등장하는 인용에 감동받아 읽기를 결심하게 된 책이다. 책 표지도 이쁘고 너무나 좋은 소프트 커버에 작은 사이즈의 책이라서 이동 중에 읽으려고 집어들었지만, 책의 내용은 우리가 일이라고 부르는 것, 일터라고 부르는 것, 기술이라고 부르는 것, 성공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주제와 내용은 그러하지만 생생한 강연을 기록한 책이라서 저자인 E.F 슈마허가 있는 강연장에 와 있는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생생함은 사실 수 많은 사례들을 제시하고 핵심 포인트를 환기시켜주는 논리 전개의 능력에 기반한 것이기에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또한 강연이 이뤄진 70년대 말의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의 절박한 호소력이 그 힘을 더해주었다고 보인다.


번역자가 말하듯이 Work는 번역하기가 쉽지가 않다. 일, 노동, 작업, 직업 등등.. 이 책에서 말하는 워크는 생산성이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행동이라고 봐야할 것이기 때문에 이 모든 용어들을 포함하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Good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것은 자연의 섭리에 이롭고, 인간의 가치에도 이로우며, 전통적인 가치에서의 신의 뜻에도 좋은 것이다. 자칫 잘못하여 Good Work를 세속적인 성공을 얻을 수 있는 일과 노동에 대한 것으로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요새는 그런 오해는 많이 드물어진 것 같다. 이제는 자본주의와 물질적 만능주의에 기반한 산업사회가 어느정도 한계점을 보이는 시기가 된 것 같다.


실제적인 적용의 측면에서는 기술과 규모, 인간의 노동력이 주된 키워드이다. 어떤 기술을 사용하여 어떤 규모로 전개되는 일이 좋은 일인가에 대한 것이 실제적인 적용에서의 주제이다. 대량생산을 위해 마련된 기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경제에도 필요한 기술을 채택하는 것. 에너지를 소모하는 운송수단에 기반한 집중화된 시스템이 아니라, 각지에서 분산된 소규모 단위의 경제를 이루는 것. 일정 수준의 노동력의 투입을 효율성의 저하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일에 대한 가치의 회복으로 보는 것. 이것들이 저자가 시대적 요구사항으로 주장하는 인식의 전환이다.


그 풍부한 사례와 논리 전개는 옮기는 능력이 모자라고, 출판사의 소개를 목차와 함께 옮겨본다.


- 출판사의 소개 -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단 한 문장으로 인류의 '생각의 대전환'을 이루어낸 E. F. 슈마허의 최후의 강연록. 걸쳐 기존 경제학과 기술, 그리고 이를 떠받쳐온 가치체제에 대한 근원적 도전을 던지며, 우리를 지속가능한 삶으로 이끄는 길을 탐색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는 '인간의 노동'에 대해서 어느 누구보다도 깊은 통찰과 대안을 제시한다.

슈마허는 현대 산업문명이 저지른 4대 죄악을 밝혀내면서 그 중에서도 "인간의 노동을 가장 무의미하고 지루하게 만들며, 인간의 총체적인 본성 중에서 극히 일부분만을 사용하여, 인간의 삶을 타락시킨 것"이 산업사회의 가장 큰 죄악이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대 산업사회의 가장 거대한 악은 극도로 복잡하게 얽어매는 산업사회의 본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굿 워크』는 이 시대를 사는 '작은 사람들'이 이 거대한 사회에 던지는 인간선언으로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우리의 삶과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좋은 노동이란 무엇인지 뿐만 아니라, 좋은 노동을 위한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특히 젊은이들에게 좋은 노동과 나쁜 노동을 구별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이들에게 나쁜 노동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독려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전한다.


- 목           차 -


프롤로그

1장 한 세기의 종말 앞에서
2장 산업사회의 4대 죄악
3장 거대기술의 노예가 되어
4장 복잡하게 만드는 바보, 단순하게 만드는 천재
5장 좋은 경영을 위한 안내
6장 작지만 위대한 실험, 중간기술
7장 작은 일터가 일자리를 만든다
8장 일의 즐거움이 없다면 삶의 즐거움도 없다
9장 그대가 바로 우주이다

옮긴이의 글 슈마허를 찾아가는 길 박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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